즐거움의 가치사전 - 인간이 욕망하는 모든 것



요새 뜻하지 않게 잡았던 책들이 철학서가 많았던 것 같다. 뭔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 주는게 잡학(?)을 모토로 삼는 나에겐 즐거움의 연속이다.

'1장 사랑'은 연인, 자녀, 부모, 가족, 친구와의 관계에서 욕망을 말하고 있다. 연인은 책에는 나오진 않지만 '자기'라는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 연인들 사이에서 '자기야'라고 부르면 나를 부르는 것이 아니겠는가. 곧 나와 하나로 합치고자 하는 욕망이다. 자녀에게는 정복욕이 있다는데, 내가 아이를 키운다면 이렇게 해야지 하는 생각자체가 나에게 권력이 있다는 생각의 시작이다. 부모를 공경하는 것은 나도 공경받고 싶다는 욕망에서다. 다음 귀절은 꼭 되새김질 해보고 싶어서 옮긴다.

그럼에도 공자의 다음과 같은 질타는 마치 현대인에게 하는 말처럼 현장감이 있다. "지금의 효라는 것은 봉양하는 것을 일컫는다. 개와 말에 이르기까지 모두 봉양함이 있다. 공경하지 않으면 무엇으로 구별하겠느냐?"

p.42

가족은 가장 작은 단위의 권력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그러한 권한을 기업에게 빼앗겼다. 가족보단 일 또는 소비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친구는 연인과는 또 다른 합일적 욕망이다. '친구'라는 존재는 연인에게 하지 못하는 말조차 할 수 있다.

'2장 섹슈얼리티'는 그 동안 알고 있었던 상식이 상식이 아니였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섹스, 스킨십, 매춘, 성폭력 등 듣기만 해도 숨겨야 할 것 같은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읽고 나면 왜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심리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었는지 알 수 있다.

사디즘과 마조히즘의 명칭은 1898년 독일의 성의학자 리하르트 폰 크라프트 에빙의 "섹스의 병리학"에서 만든 용어이다.

그 명칭은 두 작가, 도나시앵 알퐁스 장 프랑수아 드 사드와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의 이름을 따서 만든 것이다. 두 사람이 용어의 주인공이 된 것은 그들의 문란한 성생활과 성애소설 때문이었다.

p.81

이런 책이 주는 '앎'의 즐거움이다.

'3장 사회적 쾌락'은 사람과의 관계를 설명해준다. 권력, 부, 노동, 명예, 전쟁, 혁명, 자유, 민족애, 인류애 순으로 이어지는 얘기를 듣고 있노라면 '아하'라는 깨우침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역사가 그렇게 쓰여질 수 밖에 없고, 정치가 그렇게 밖에 될 수 없는 설명의 장이다.

'4장 여가의 쾌락'은 사회적 욕망과는 다른 욕망이지만, 사회적 욕망의 연장선 상에 있다. 권력, 부와 같은 몇몇 사람만이 가진 게 아니기 때문에 범인이라면 여가를 통해 그런 욕망을 대체하기 때문이다. 지금 나에게 가장 끌리는 건 '산책'과 '여행'이다. 산책은 나 혼자 즐길수 있는 그리고 가장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욕망이다. 여행은 일탈을 꿈꾸는 모든 이가 공통적으로 느끼는 욕망일 것이다.

'5장 지적쾌락'은 나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망이다. 현재 이런 포스트를 쓰는 것 조차 표현 욕구일 것이다. 그림도 배우고 싶다. 말, 글 말고 표현할 수 있는 채널을 늘리고 싶기 때문이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17세기 암스테르담에서 살았던 스피노자의 장서는 60권이 못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풍부한 학식과 지혜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양서'를 충분히 읽어 소화했기 때문이었다. 책이 넘쳐나는 시대에 책을 읽지 않는 것은 아마도 독서와 현실이 별개의 세계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볼테르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책을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 당신은 분명히 부질없는 야심과 쾌락에만 몰두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한데, 그 세계가 책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p.322



뜻밖의 즐거움이다. 책의 두께에 눌려 미루다가 지금에야 읽게 됨이 아쉬울 따름이다.


덧1) 5월 도서 - 위시리스트 - 블로거들이 소개해 주는 책에 트랙백남기기를 아직도 하고 있습니다. ^^;;
이 책은 '깊은 샘물'님이 소개해 주셨습니다. 오늘에야 깨달았는데 이 책의 저자이십니다. 덜덜;;

by 스팟 | 2007/12/15 23:36 | 도서 | 트랙백 | 핑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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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기차니즘 초절정 고수 일탈을 .. at 2008/11/13 21:27

... 렵게 헤매고, 다음번에는 그 길을 익숙하게 가는 것 처럼 말이다.이 책은 철학,정치편이다. 사회, 문화, 종교편도 나온다고 하니 기쁘기 그지 없다.덧1)저자 박민영님은 '즐거움의 가치사전'을 통해 알았던 저자인데 이책을 뒤지면서 이미 그의 저서를 읽었다는 데 놀랐다.'책 읽는 책', '행복한 중용'이 그 책이다. 이번에 이즘을 구매하면서 그의 책 '논어는 ... more

Commented by diziso at 2007/12/16 23:00
음.. 두께에 눌리셨다니... 흠... 그래도 찜! ( 찜하면 당연히 빌려주실거라 믿고 있다죠~ ㅎㅎ )
Commented by 스팟 at 2007/12/16 23:18
덜덜;; 왜 안 하던 독서질이야?
Commented by diziso at 2007/12/17 00:22
형이 꼬셨잖아요 -0-;
Commented by 스팟 at 2007/12/17 09:42
어... 나였어 ?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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