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시스템장애

더위를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토요일 간만에 집에서 뒹굴거리다 여친님과 저녁 식사를 위해 지하철에 올라 탔다. 약간 늦는다는 전화연락에 심기가 불편한 상태에서 회사 같은 팀 과장님한테 전화가 왔다. 시스템 장애란다. 일단 상황을 살펴보고 전화 주기로 했다.

서울역에 도착할 즈음 다시 전화가 왔다. 상황이 좋지 않은 모양이다. 급히 회사로 출근하기로 하고 여친님한테는 회사 근처로 오라했다. 도착한 회사는 찜통이었다. 어쩔수 없이 상황을 전달받고 대책을 고심하던중 여친님이 회사 근처 커피숍이란다. 아무것도 들고 오지 않아서 할 일이 없단다. 그 때가 7시 30분 경.

책을 두어권 챙겨 갔다 주었더니, 머핀이라도 먹으라고 챙겨준다. 받아들고 정신없이 돌아왔다.

시간은 이미 9시를 넘긴 상태. 여친님은 집으로 퇴청하신단다. 완벽한 상황 역전이다. 무조건 미안하다고 하는 수밖에...

상황은 어느 정도 진전되어 시계는 12시를 가르켰다. 그러나...


갑자기 눈 앞이 보이질 않아 당황하기 시작했다. 메신저를 뚫어져라 쳐다봐도 몇글자 읽기 힘든 상태다. 생각하기는 하지만 머리속은 완전히 하얗다. 머리는 띵하고 무겁다. 상황을 대충 설명하니 눈이라도 붙이라고 한다.

거의 실신전. 에라 모르겠다. 회사 바닥에 벌러덩 누워버렸다. 찬 바닥을 피부로 느끼니 좀 시원하다. 잠이 들었다. 전화기가 구르릉 거린다. 전화를 받았더니 상황이 완료되었다고 한다. 괜찮아 졌다고 말은 했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겨우 1층으로 기어 내려와 콜택시를 부르러 전화를 했다. 이젠 전화기가 말썽이다. 몇번 툭툭 쳐서 다시 시도하기를 수차례. 상대편 아가씨가 어디냐고 물어왔다. 여기가 어디지? 머리속이 완전 하얗다. 침묵이 흐른다. 다행스럽게도 몇번 이용한 적이 있어서 내가 어디있고 어디로 가는지 말해준다. 고마울 따름이다. 그때가 새벽 2시.

집에 와서 완전히 뻗어 버렸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 보니 상태가 좀 나아져서 일어나려고 했으나, 머리가 둔기에 맞은 것처럼 아프다. 한의원에 가서 침 좀 맞고 부앙 좀 뜨고 했으나 별로 차도가 없다.

원인은 대략 '더위와 머핀'.
더운데다 허기진 상태에 빵을 먹었더니 채한것이다. 엎친데 덮친격이다. 더위를 아주 맛있게(?) 먹어버렸다.

요새 맨날 아프다는 얘기밖에 안 하는것 같다. 막판 더위 조심하길...

by 스팟 | 2007/08/26 23:27 | 구시렁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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