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5월 03일
번역의 공격과 수비
뜬금없이 번역책은 뭐할라고?
글쓰기를 잘하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글쓰기 책을 사 보았다. 대충 흐름은 익혔으니 제대로 된 우리말을 어찌 표현하는지 알고 싶었다. 남의 말로 표현한 글을 우리말로 제대로 옮기는 법을 배운다면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말도 우리말로 옮기기 쉬워지리라는 생각에서 선택했다.
공격은 뭐고 수비는 뭔가?
공격은 의역, 수비는 직역이다. 문화, 정서 등을 고려하여 읽는 이에게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옮기는 게 의역이고, 작가의 의도, 의식, 사상, 숨을 그대로 전달하는 게 직역이다. 대상이 누군가에 따라 의역을 할지 직역을 할지 선택해야겠지만 안정효란 사람 참 꼬장꼬장할 만큼 본인의 규칙을 설교한다.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읽지 않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자꾸 시켜서 귀찮다?
글쓰기 만보에서도 느꼈지만, 자꾸 뭔가를 시킨다. 예문을 들어 이놈 저놈에게 시킨 예문을 들어 이건 잘했고 이건 잘못했고 라고 설명해준다. 따라해 보면서 첨삭지도 받는다면 그것보다 좋은 게 없겠지만 나에게 딱 맞게 지도해 주진 않는다. 그저 타산지석일 뿐.
'있을 수 있는 것'을 지우는 건 쉽지 않다.
가장 기초 중의 기초라고 말하는 '있을 수 있는 것'을 버리고 다른 표현을 찾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게', '~건'조차 '것'에서 나왔기에 없애려면 한두 놈만 눈에 밟히진 않는다. 지금 내가 쓴 이 글에도 수없이 나온다.
역시 국어는 어렵다.
학생 때 국어는 공부할 대상이 아니라 쉽게 지나쳤지만 역시 쉽지 않다. 제대로 쓰려면 갈고 닦고 조이고 기름 쳐야 가능하다. 다음은 '번역의 탄생'이나 읽어볼까 한다.
이글루스 가든 - 천 권의 책읽기
# by | 2009/05/03 20:15 | 도서 | 트랙백 | 덧글(4)
2008년 10월 08일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

만보란 '한가롭게 슬슬 걷는 걸음'을 말한다. 41년생 안정효님의 글쓰기, 특히 소설쓰기 가르침이다. 약 5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을 Paromix님이 거듭 추천하여 사버리긴 했으나 그 두께에 손댈 엄두가 나질 않았다. 3개월 이상 책꽂이에 꼽아뒀던걸 '까짓'이라고 한마디 외치고 읽기 시작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나 보다. 초반에 글쓰기 초식에 관한 떡밥(?) 때문에 끝까지 읽은 거지 3장이 첫번째 장이었다면 바로 포기하지 않았을까. 그만큼 책의 구성을 잘 짜놓았다.
글을 잘 쓰려면 이것만 기억하세요. "있을 수 있는 것은 모조리 없앤다." '있었다', '것', '수' 이렇게 세 단어만 없애도 단조롭지 않은 글쓰기가 가능하다. 아무 책이나 특히 번역서에서 저 단어에 밑줄을 쳐본다면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것이다 ~것이다 너무 많다. 재미없는 것이다. (???)
최종적인 해답은, 무슨 일을 선택했거나 간에 그 일을 즐겨야 한다는 인식이다. 고생을 즐기는 사람한테는 아무도 당하지 못한다. 이 세상을 이끌고 나가는 상위층 4퍼센트의 사람들을 보라. 모든 분야에서 앞장 선 사람들은, 노력과 고생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노력을 즐기는 까닭은 성공의 희열이 무엇인지를 알고, 고통의 가치를 믿기 때문이다.왜 상위 4퍼센트라 했는지 모르겠지만, 즐기라는 말은 100% 공감한다. 주저리주저리 이렇게 쓰는 것조차 시간이 필요하고 때론 귀찮기도 하지만 다 쓴 글의 뭉텅이를 볼 때면 뿌듯하다. 뭐든 선택했다면 미련하게 즐겨보자.
p.511
이글루스 가든 - 천 권의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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